2012년 1월 18일 수요일

MILCHKAFFEE in Alt-Köpenick


곡을 쓰는 일은 쉽지 않다. 마감이 없는 상태라면 더 더욱. 그런 나에게 한 가지 해결 방법이라면,카페에 가는 것이다. 평소에 산책을 좋아하기에, 돌아다니면서 마음에 드는 카페를 발견하면 다음에 꼭 한번 들러 보겠다고 다짐을 하곤 한다. 


카페에서 곡을 쓰면 좋은 거? 집에서 할 때 보다 더욱 집중 한다는 점이다. 아무래도 주변의 시선을 의식 하는 걸까? 내 방에서 하듯이 쓸데 없는 가쉽 기사들을 읽는다던가, 페이스북을 들어간다던가, 그런 작곡을 하는데 있어서 전혀 필요하지 않은 것들을 하지 않는 것 만으로 상당히 많은 시간을 벌게 된다. 그리고 적당한 소음과 가게에 은은하게 퍼지는 커피향은 왠지 모르게 마음을 추스려주어서 좀 더 차분하게 작곡에 임하게 만들어 준달까... 뭐, 다 핑계다. 그냥 집에선 집중 안되고, 나가 놀고 싶고, 이런 저런 핑계를 만들어서 가는거다. 그래도 효율은 의외로 꽤 높은 듯.


이 날 방문한 카페는 Alt-Köpenick에 위치한 "MILCHKAFFEE". 우연히 인터넷에서 보았던 이 주변의 경관 사진을 보고 반하여 찾아오게 된 동네이다. 슈프레강을 따라서 주거 건물들이 늘어선 것을 보면,이 곳도 여느 나라,도시와 다를 바 없이 부촌이 형성 되어 있었다. 작은 동네지만 베를린 답지 않은 아기자기함도 있기도 하고,기분 좋게 걸어다니다 우연히 발견 하였을 때,다음 번에 언젠가 곡 쓰러 와야겠다고 다짐했었고,이 날 실천하였다. 

보통 카페를 작곡을 목적으로 방문하였을 경우에는, 특별한 이유는 없지만 카푸치노를 주문하는 버릇이 있다. 하지만 이 카페의 이름이니 만큼 뭔가 특별한 것이 있지 않을까 싶어 Milchkaffe, 그것도 "Jumbo"로 주문해 보았다. 거품으로 가득찬 것도 아니면서 상당히 부드럽다. 밖에는 언제나 처럼,비가 내려서 스산한 거리였는데, 몸을 한 껏 녹여주고 좋았다. 따뜻했던 분위기 때문인지, 많은 아이디어를 얻어서 수첩에 메모하고,오선지에는 음표로 몇마디를 채울 수 있었다. 비록 결과가 썩 마음에 들지는 않았지만,얻은 아이디어들을 통해 수정, 보완하면 괜찮을 것 같단 생각에 카페를 나오며 조각케이크를 포장해왔다. 결국,생각 외로많은 지출을 한 날이 되었지만,모든 것이 만족스러웠다. 


아,가격... 그건 뭐, 내가 "Jumbo"를 안 먹었으면 보통의 카페와 큰 차이는 없었을테니.




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 
        
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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